W .   메  리   (  @  b  e  _  m  a  r  r  y  )

사  랑    1  %




나는 미워하며 사랑한다. 어찌 그럴 수 있느냐 물으면,
나도 알 수 없어라. 그리 느껴질 뿐. 내 마음 둘로 찢겨 있음을.








사랑 1%








“켄마-”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생글생글한 웃음에 커다란 키, 이상하지만 매력적인 머리카락. 자신을 향해 흔드는 손과 함께 다정하게 그를 부르는 입술까지. 이런 그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코즈메는 그를 향해 조금의 미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안녕 쿠로” 라고 짧게 인사를 건네곤 다시 걸어갔다. 그런 코즈메를 위해 쿠로오는 그의 발걸음에 맞춰 걷기 시작했다.




“요즘 날씨가 꽤 추워졌네.”
“응, 겨울이야 완전.”
“아- 이런날엔 학교가 아니라 켄마집에서 따뜻하게 몸녹이고 귤까먹는건데 말이야~”
“학교 끝나고 올래?”
“오랜만에 그럴까?”
“어제도 왔었잖아..”




그랬었나~ 라는 능글맞은 행동과 함께 쿠로오는 곧장 친구를 발견하곤 코즈메에게 짧은 손인사와 함께 “이따 보자 켄마” 라는 말을 남기고 걸어갔다. 혼자 남겨진 코즈메는 긴장하여 곤두 서있던 감각들이 조금씩 풀리며 교문을 통과하였다.








미움 25%








점심시간, 오늘따라 유난히 늦는 그를 묵묵히 자리에서 기다리는 코즈메다. 요즘은 안먹던 점심을 쿠로오 때문에 억지로 먹으니 점심시간에 밥을 먹지 않으면 수업시간에 배가 고파 집중이 되지 않았다. 점심시간의 30분이 지나갔을 때 즈음 코즈메는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혼자 밥을 먹으로 향했다. 어짜피 쿠로오가 없는날엔 늘 혼자 먹었기 때문에 혼자 먹는거에 아무런 의의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늘 있던 자리에 없는 것이 많이 신경 쓰이는 탓일까, 조금은, 아주 조금은 쓸쓸하다고 느껴지는 날이였다. 밥을 다 먹고 교실로 돌아오는길. 자신의 반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쿠로오를 발견한 코즈메는 쿠로오의 어깨를 톡톡 두들겼다. 그런 손길에 화들짝 놀라는 쿠로오가 코즈메를 발견하였다.




“켄마.. 많이 기다렸어?”
“딱히 .”
“진짜 미안해 켄마!! 오늘 갑자기 농구경기가 잡혀서..”
“쿠로오 빨리와!”




다급한 외침에 쿠로오는 “금방가” 라는 말을 던지곤 코즈메를 바라보며 “진짜 미안해서 어쩌지..” 라고 말하는 쿠로오를 보며 코즈메는 “괜찮다니까.. 빨리 가봐..” 라며 응했다. 그런 코즈메의 말을 들은 쿠로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럼 부활동에서 보자” 라는 말을 남기고 뛰어갔다. 그런 쿠로오의 행동에 코즈메는 조용히 반으로 들어가였다.








사랑 50%








“켄마, 주말인데 오랜만에 우리집 놀러올래?”




쿠로오집이라.. 오랜만이였다.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코즈메를 배려하다 보니 언제나 둘의 약속 장소는 늘 코즈메 집이였다. 간만의 방문에 조금 들뜬 코즈메는 쿠로오의 제안에 응하고 집으로 향했다. 코즈메에게 누군가의 집에 간다는 것은 늘 특별한 하루가 되었다. 그것이 소꿉친구인 쿠로오의 집이라고 해도 매순간이 설레고 떨리는 기분이였다. 하루는 쿠로오집에서 부모님 몰래 그렇고 그런 영화를 보다가 서로를 탐했던 일도 있었다. 사귀는 사이에 늦은 관계였지만, 코즈메는 거부하려 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그것이 더 행복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인정하지 않았다. 코즈메는 사랑과 미움은 절대 함께 할 수 없다고 믿었다. 코즈메에겐 그랬다.




“어서와 켄마-!”




집안에 있던 쿠로오가 해맑게 코즈메를 반겼다. 바로 옆집에 살아 5분 정도의 거리밖에 되지않지만 그 짧은 시간에도 코즈메는 코가 빨개져 쿠로오 앞에 서있었다. 옆집이라 마음이 편했는지, 코즈메는 얇은 티셔츠에 슬리퍼 하나를 끌고 나온게 다였다. 그런 코즈메를 본 쿠로오는 코즈메를 다그치며 집안으로 들였다.




“쿠로, 진짜 오랜만에 와보는데 달라진 건 없는거 같네..”




“그런가,” 하며 살며시 웃는 쿠로오를 바라보며 코즈메는 쿠로오가 타준 코코아를 들여다 보았다. 잠깐, 아주 잠깐이였지만 그 웃음에 코즈메는 분명 두근거림을 느꼈다. 애써 괜찮은 척 하며 게임기를 집어들었다. 그런 코즈메 옆에 다가와 앉는 쿠로오였다.




“쿠로, 쿠로는 사랑과 미움이 같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응, 나는 널 미워하며 사랑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나도 알 수 없어, 하지만 내가 널 사랑하는 마음이 사랑과 미움, 둘로 찢겨져 있을 뿐이야.”




코즈메는 더이상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코즈메는 오로지 사랑만이 있는것이 자신이 사랑하는 방법이였다.




"그럼 나..미움 받고 있는거야?"
"오야? 그럴리가요~ 가끔가다가 밉다는거지. 예를들면 켄마가 제시간에 밥을 먹지 않았을때나?"
"그렇지만 귀찮은걸."
"넌 귀찮지만 나는 속상하단 말이야 켄마. 너가 밥은 꼭 챙겨 먹어줬으면 좋겠는데 말을 안들으니까 그 순간은 밉다는거지. 하지만 이 미움도 난 사랑에서 비롯된거라고 생각해. 만약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널 미워하는 순간도 없지 않을까?"




쿠로오는 코즈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코즈메는 지금까지 자신이 그를 미워했던 것도, 그의 친구들에게 느꼈던 질투심도, 모두다 사랑이라고 느껴졌다.




"그럼 켄마는? 나 미울때 없었어?"
"많았지. 매일 밥먹자고 칭얼거리며 오던 사람이 오지도 않고 농구 약속이나 잡아서 놀러 나갔을때랑, 등굣길에 나만 빼놓고 친구랑 걸어갈때나 뭐.. 여러가지?"
"엑? 그럼 켄마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거야?"

"사랑해, 난 쿠로처럼 마음이 둘로 나뉘어 지는건 아니라고 생각해. 하지만 쿠로를 미워하는 마음보다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기때문에 그 미워하는 마음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꾸어 느껴진거 아닐까? 난 그만큼 쿠로를 사랑하니까."
"고마워 켄마, 그만큼이나 날 사랑해줘서."
"나야말로, 쿠로가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난 평생 몰랐을꺼야. 내가 쿠로를 그만큼 사랑하고 있다는것을, 내가 쿠로에게 느끼는 미워함이 사랑이란 것도 몰랐을지도 몰라. 근데 이제 알았어. 쿠로를 미움보다 더 사랑하고 있고 조그마한 미움도 쿠로를 사랑해서 그런거라고. 고마워. 정말로. 그리고 사랑해. 언제까지나"




사랑에 정답이란 없다. 코즈메가 쿠로오를 사랑하는 방식과 쿠로오가 코즈메를 사랑하는 방식은 다르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방법이라도 둘은 똑같이 사랑하고 미워하고 있다. 어쩌면 쿠로오 말대로 코즈메는 쿠로오를 미워하며 사랑한다. 그것이 왜 그러냐고 물어도 대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왜냐면 둘은 이미 그렇게 느끼고 있으니까.




W .   메  리   (  @  b  e  _  m  a  r  r  y  )

안녕하세요 메리입니다ㅜㅜ 마감시간 많다고 탱자탱자 놀러다니다 보니 어느새 마감기간이 4일 앞으로 왔더라구요,, 
그래서 급하게 마감을 연장시키고 생각나는 아무 소재나 골라서 뒤죽박죽 써보았어요.. 
그래도 재미있게 작업했어요!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합작 열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