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   개  껌   (  @  G  g  u  m  _  B  S  D  )

아  지  랑  이    데  이  즈 




"쿠로!"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소리에 놀라서 깨다가 알람시계를 손으로 쳐 바닥으로 떨어뜨려버렸다. 빛에 얼굴을 찡그리며 눈을 조금씩 떴을 때 시야에 들어온 것은 켄마였다. 단단히 화가 난 듯한 표정을 하고서...



"?켄마 너 그런 표정 지을 줄도 알아?"



화가 난 표정은 사실 아니었지만 쿠로오에게는 처음인 듯한 표정이었다. 늘 한 표정으로만 살던 켄마가 색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켄마는 그러한 쿠로오의 말에 잠시 두 눈을 깜빡이다가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 아, 하고 짧은 말을 내뱉고는 익숙한 그 표정으로 돌아갔다.

쩝, 아쉽네. 새로운 모습이었는데. 쿠로오는 땅에 떨어뜨린 시계를 주워 탁자 위에 올려두고선 자신도 완전히 기상했다. 검은색 반팔에 남색 추리닝을 입은 쿠로오 테츠로는 잠시 머리를 긁적이다가 옷장에 붙어있는 거울을 보기 위해 문을 열었다.

순간, 당황했다. 거울이 있어야할 자리에 있지 않았다. 거울이 있던 자리를 손으로 쓸어보았다. 누군가가 떼 간 흔적도 없이 그저 사라져버렸다. 켄마가 뭐가 문제냐는 얼굴로 쿠로오를 쳐다봤다. 쿠로오가 거울이 있던 자리를 가리키며 없어, 하고 말했다. 켄마가 옷장 끝을 잡고 고개를 내밀었다. 어,그러게, 하고 애꿎은 옷장을 긁었다. 일단 거울이 없으니 화장실이라도 가야겠다 싶어 방을 나섰다. 그런 쿠로오를 지켜보던 켄마가 말없이 뒤따라가더니 어느새 쿠로오를 앞질러 먼저 화장실로 들어갔다. 갑작스레 선수를 빼앗긴 쿠로오는 잠시 화장실 앞에서 멍하니 있다가 안에서 물을 내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나서 다시 정신을 차렸다. 켄마가 나왔고, 쿠로오는 켄마가 다 나올 때까지를 기다렸다가 들어갔다.

또 없었다. 화장실 한 면을 채우던 큰 거울마저 없어졌다. 누군가가 떼어간 흔적도 없이 그냥 벽만이 남아있었을 뿐이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쿠로오는 크게 어, 하고 소리쳤다. 왜, 하며 고개를 빼꼼 내민 켄마에게 거울이 사라진 벽을 가리켰다. 캔마도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방금 내가 쓸 때는 있었는데, 라고 했다. 밖에 나가지 말라는 신의 계시인가, 하고 중얼거리며 쿠로오는 거울이 없는대로 세수를 어푸어푸 하기 시작했다. 켄마가 잠시 가만히 있더니 쿠로오에게 물었다.



"...쿠로 오늘 어디 가?"
"응. 친구 만나러."
"쿠로 나 말고 친구도 있었어..?"
"어이,"
"...안 가면 안돼?"
"...어?"



갑작스러운 켄마의 말에 쿠로오는 수건으로 얼굴을 닦다가 멈췄다. 선반에서 꺼내던 플라스틱 스킨 통이 바닥에 떨어졌고, 탁 소리를 내며 화장대 앞 바닥을 굴러다녔다. 쿠로오는 켄마를 보며 얘기 어디 아픈가 싶어 손을 이마에 대어 보았다. 열은 없었다. 켄마가 계속 쳐다보는 와중에도 쿠로오는 켄마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너 어디 아파? 왜 가지 마,"
"...그냥"
"...?"



켄마를 지나쳐 옷장 앞으로 가는 동안, 켄마가 우물쭈물 거리는게 보였다. 쿠로오는 드디어 얘가 나의 소중함을 아는구나, 하는 생각에 피식 웃었다. 헛된 망상이었다. 옷을 골라 입고 침대를 정리하고서는 현관 앞까지 가는 내내 켄마는 쿠로오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신발을 신고 문을 여는 순간까지 쿠로오에게 안 가면 안되냐는 켄마의 말에, 쿠로오는 같이 있고 싶다는 소리인줄로만 알고 켄마에게 겉옷을 입고 나오라고 했다. 나가는 김에 산책도 좀 하고, 하는 쿠로오의 말에 켄마는 뾰루퉁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끄덕이며 후드집업을 하나 입고 왔다.

쿠로오 방에 있던 시계가 잠시 깜빡이더니
꽤나 화창한 날씨였다. 햇빛이 내리쬐고, 바람 한 점 불지 않았으며,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가 노래를 만들어내는 날씨였다. 쿠로오와 켄마는 나란히 서서 걸었다. 손이 조금씩 스치는 거리를 두고, 함부로 표현하지 않는 설렘을 가득 느끼며 걷고 있었다. 켄마는 조금 안심을 하게 되었다. 아, 내 예상이 틀렸나봐, 다행이다, 하며 걸음을 조금 가볍게 하였고, 쿠로오는 그런 켄마가 신기했지만 싫지는 않았다. 저기 한 쪽에서는 새 건물을 짓는지 공사가 한창이었고, 저기 다른 쪽에서는 누가 경찰에게 쫓기고 있었다. 보아하니 가게를 하나 턴 것 같은데 곧 잡힐 것 같았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둘은 잠시 멈춰섰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였기애 양옆을 살펴보고 차가 오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쿠로오는 한 발 내딛기 시작했다.





*





분명 차가 없었는데 말이다





*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피할 틈이 없었고, 쿠로오가 아무리 몸을 움직여봤자 차의 동선 중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했기에 몸부림을 쳤고,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쿠로오는 땅으로 향했다. 어쩔 수 없이 죽는구나, 켄마는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는 순간, 사고를 목격한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렸고 쿠로오는 잠시 정신을 잃었다.

쿠로오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온통 하얀 방이었다. 하얀 침대시트, 하얀 이불, 하얀 커튼. 사후세계가 이런 곳인가 보다, 하는데 갑자기 커튼이 확 젖혀지며 한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와 그 뒤를 따라온 한 여자가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쿠로오의 몸 상태를 체크하더니 이마의 거즈를 갈아주었다. 이를 자각하는 순간 쿠로오는 깨달았다, 이곳은 사후세계가 아니고, 자신은 죽지 않았음을. 무어라 먼저 말해야할 지 모르갰어서 입을 열까말까 하다가도 먼저 나온 말이 있었다.



"켄마..는요..?"



쿠로오의 목소리를 들은 의사가 쿠로오와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간호사에게 손짓했고, 간호사가 옆에 있는 커튼을 걷었다. 켄마가 누워있었다. 피투성이인 상태로, 인공 호흡기를 달고서 얼굴을 찡그린 상태로. 심장 박동수를 표시하는 기계로 눈길이 갔다. 심장 박동수는 이미 0을 향해가고 있었다. 비틀거리며 캔마 옆으로 다가가 켄마를 흔들었다. 일어나, 일어나...하는 소리가 무색하게도 삐, 하는 소리와 함께 켄마의 죽음을 알렸고 쿠로오는 그 자리에서 또 쓰러져버렸다.






*






쿠로오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알람 시계가 또 바닥에 떨어졌었다. 켄마는 여전히 쿠로오를 바라보고 있었고, 일어나라고 했다. 쿠로, 일어나, 하는데 그 켄마 특유의 표정을 하며 쿠로오를 살짝 때렸다. 쿠로오는 자신 앞에 있는 켄마의 존재가 꿈인가 하여 켄마의 손을 덥썩 잡았다. 켄마 살아있구나, 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켄마는 갑작스런 쿠로오의 행동에 당황했다가도 얼굴이 새빨개지며 쿠로오의 시선을 피했다. 켄마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한 쿠로오는 얼굴이 빨개진 켄마를 보고 웃기에 바빴다. 창문을 통해 햇살이 들어왔고, 아마도 과거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다는 생각에 그저 기뻤다. 쿠로오는 갑작스럽게 상쾌해진 느낌을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울이 없다는 것을 잊어서 처음과 마찬가지로 거울의 부재에 대해 캔마와 고민해보았지만 결국 답은 나오지 않았다.

다시 그 순간이 왔다. 켄마가 안 가면 안되냐고 표정으로 물어보는 순간이. 쿠로오는 잠시 머뭇거리다고 안된다고 딱 잘라 말했다. 혹시라도 나갔다가 뭔 일 있으면 어떡해, 하며 쿠로오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울상에 가까운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는 켄마를 보고 쿠로오는 왠지 모를 미소를 지으며 켄마의 머리를 쓰담았다. 데려갈까 하는 충동도 들었다만 또 그랬다가는 켄마를 잃을까봐 그럴 수 없었다. 이렇게 갑자기 설렌 적도 오래 전 이야기였다. 쿠로오가 늘 켄마에게 좋아한다, 사랑한다, 먼저 말하는 편이긴 했지만 이렇게 애틋한 것도 오랜만이었다. 쿠로오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켄마를 끌어당겨 이마에 가벼운 키스를 하고 현관을 나섰다. 마음이 좀 아팠는데, 돌아가는 길에 켄마가 좋아하는 애플 파이나 사가야지, 하면서.

보았던 것 과 똑같았다. 하늘은 여전히 맑았고, 바람도 적절히 불고 있었다. 괜히 찝찝해서 횡단보도 쪽이 아닌 육교로 돌아가기로 했다. 멀긴 했지만 왠지 모를 불안함을 진정시켜주었다. 육교를 건너 돌아가는 길에 공사장을 지나게 되었다. 큰 상가를 짓고 있는 현장이었다. 철과 철이 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인부들의 소리치는 소리도 들렸다. 신기하게도 조용한 공기 속을 뚫고 지나갔다. 누군가가 어,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가보구나, 했다. 발이라도 삐끗했나보지, 그 생각이었다. 그 때 또 한 번 어, 하고 더 큰 소리가 들리면서 쿠로오는 위를 올려다보았다. 그 때 도로가로 밀리면서 넘어졌다.

무엇이 문제였는가, 하면 할 말이 없다. 쿠로오는 자신을 민 사람이 누구인지를 쳐다봤고, 다시 일어나기 위해 손을 땅에 짚기도 바쁘게 도로 안으로 뛰어갔다. 거기 있었다, 켄마가. 나오지 말라고 했던 켄마는 기어코 따라나와 숨을 죽이고 쿠로오 뒤를 지켰다. 뒤를 돌아볼 줄 몰랐던 쿠로오는 미친듯이, 또 미친듯이 후회하며 켄마를 향해 달려갔다.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하는 건 착각이겠지. 만일이라도 그것이 착각이 아니었다면 쿠롱가 켄마에게 닿는 속도가 느렸다는 것일 뿐이겠다. 켄마는 한번 씨익 웃고서는 겸허히 죽음을 받아들이듯 떨어지는 철근을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쾅, 하고 모든 것이 또 끝날 때 까지 걸린 시간은 단 5초 뿐이었다.






*






다시 눈을 떴을 때, 쿠로오는 살아있음에 감사해야하는 것인지, 원망해야하는 것인지를 헷갈려했다. 켄마는 여전히 쿠로오를 깨웠고, 쿠로오의 알람시계는 여전히 바닥에 떨어졌다. 달라진 건 없었고, 이 하루가 계속 반복될까봐 두려웠다. 차라리 이불 밖에서 나가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테니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진심으로 약속도 취소하려고 했다. 하지만 빨리 가라는 켄마의 재촉에 쿠로오는 또 다시 현관을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차라리 내 눈 앞에 두자, 그렇게면 어떻게든 할 수 있어, 하는 마음에 켄마를 꼭 붙들고 집을 나섰다. 손을 놓는 일은 없었으며, 켄마가 덥고 불편하다고 못마땅한 표정을 지어보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켄마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해서, 무엇이든 해야했다. 너무 경계 태세를 보였는지 길을 나설 수가 없었다. 보다 못한 켄마가 쿠로오를 끌고 가는 것이 되어버렸다. 횡단보도가 나올 때 마다 좌우를 몇 번이나 살펴보았고, 육교를 통해 갔을 때는 혹여나 계단이라도 무너질까봐 조심히 걸어갔고, 공사장 근처를 지나가게 될때는 켄마를 최대한 공사장 멀리로 밀었다. 덕분에 이리저리 왔다갔다 한 켄마는 일찍이 피곤해져 쿠로오를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기도 했다. 켄마의 끊임없는 불평에 잠시 멈춰선 쿠로오는 켄마의 두 볼을 잡고 약하게 흔들었다.



'널 잃기 싫어서, 그런거야.'



차마 말은 못하고 그렇게 바라보기만 했다. 켄마는 여전히 아무말 없이 고양이 같은 그 큰 두 눈으로 쿠로오를 쳐다보기만 했다.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왜 자꾸 우리들만을 쫓아오는 건지 모르겠는데, 어쩔 수 없지. 이게 운명인걸.

어디선가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쿠로오는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켄마의 손을 뿌리치고 그 소리에서 먼 곳으로 밀었다. 그 와중에 켄마가 넘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싶어했다. 저 편에서 미친듯이 달려오던 차 한 대가, 순식간에 쿠로오의 한 발 거리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쿠로오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






웃기다, 웃겨. 내가 뭐가 그리 세다고 차까지 박살나냐.

도로 한복판에는 쓰러진 한 사람과 부서진 차가 있었다. 푸딩머리의 남자아이는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볼 뿐이었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창문 유리가 모두 깨져 쿠로오가 쓰러진 곳에 뿌려져 장식했고, 앞자리에 있는 거울도 산산조각이났다. 헤드라이트와 범퍼 모두 말도 아니었고 그에 부딪힌 쿠로오는 이루 말할 수 조차 없었다. 켄마는 잠시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주머니에 있던 시계를 꺼냈다. 처음 켄마가 쿠로오 대신 죽은 시각에서 멈춰있던 시침과 초침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랬어야만 했던 것이었다. 켄마는 두리번 거리다 부서진 거울 조각을 하나 들어 자신의 얼굴을 비추었다. 아무 표식이 없었다. 똑같은 하루가 두 번 반복되는 동안 늘 그랬듯이 아무 이상 없었다. 켄마는 떨리는 손으로 거울을 쿠로오를 향해 비추었고, 처음 보았던 것 처럼 쿠로오의 모습에는 빨간색으로 엑스가 그려져있었다. 이랬어야만 했던 것이었다.






*




그 날 아침




*





켄마가 아침 일찍 일어나 비몽사몽한 눈으로 거울을 보았을 때 깜짝 놀랐다. 거울에 빨간색으로 큰 엑스자가 그려져있었기 때문에. 정확히는 쿠로오가 누워있는 쪽에 있었다. 누가 장난이라도 친 걸까, 하면서 나름 휴지에 물을 묻혀 닦아보려고 했지만 닦아지지 읺았다. 뭐랄까, 마치 그 엑스가 그려져있는 것 처럼 지워지지 않았다. 다른 거울들을 들어보았다. 손거울, 신발장 거울까지.모두 쿠로오를 비추었을 때 빨간색 표식이 나타났으니 자신을 향해 비추었을 때는 말끔했다. 이에 대해 쿠로오와 이야기 해야겠다 싶어 다급히 깨운 것이었으나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불현듯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는 것 처럼, 빨간색 표식이 그어져있는 사람은 그날 죽어야만 한다는 것이 떠올랐다. 그렇게 있다가 쿠로오가 일어났고, 켄마는 쿠로오가 발견하기 전에 집에 있는 모든 거울을 떼어버렸다:

원래 일이 진행되어야하는 쪽으로 진행이 되기 전까지 시간이 흘러가지 않는다. 켄마의 시계는 그 때 부터 쭉 멈춰있었다. 쿠로오가 죽어야하는 것을 켄마가 늘 대신 죽었기에 쿠로오가 죽는 순간이 올 때까지 하루가 반복되었다. 이렇게 매일이 반복되다 보면 쿠로오가 집 밖을 안나가겠지, 그럼 안 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집 안에서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기에 그저 반복되는 하루 속에 둘이 살수 있음을 만족했다. 두 번째 날, 쿠로오가 켄마에게 나오지 말라고 했을 때 켄마는 걱정과 불안에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고, 쿠로오 말을 들어서 안 나가고는 있었다만 그렇다고 쿠로오가 죽는 걸 모르는 척 할 수만은 없었다.

그렇게 그 날 켄마는 철근에 맞아 죽었다.

세 번째 날, 자신을 꼭 잡고 다니는 쿠로오가 이상했다만 그래도 쿠로오 옆에 붙어있으니 자신이 대신 죽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켄마였다. 그 때 켄마가 무어라 하기도 전에 쿠로오가 자신을 밀쳐버리는 바람에, 쿠로오는 차에 치였고, 캔마는 이렇게 살아남은 것이었다.

붉은색 액체가 여전히 사고현장을 장식하고 있었다. 쿠로오의 얼굴에는 고통의 표정 하나 없었다. 마치 잠을 자는 것 같은, 평온한 표정이었다. 켄마는 쿠로오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쿠로오를 만졌다. 피가 묻어나왔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켄마의 손에 들려있던 시계는 붉은 자국을 남긴채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









후기


일단 어떻게 된거냐면
1 거울을 봤을 때 빨간색 엑스 표시가 되어있으면 죽어야 함
2 죽어야 하는 사람이 죽기 전까지 시간은 흐르지 않음
3 죽어야 하는 사람이 쿠로오였고 켄마가 그걸 먼저 알게 됨
4 켄마는 쿠로오가 모르게 하기 위해 집 안에 있는 거울을 모두 뗌
5 쿠로오는 뭣도 모르고 첫째 날 켄마가 죽는 걸 두눈으로 봄
6 다시 반복되는 하루인 것을 깨달은 쿠로오는 켄마가 안 죽게 하려고 하지만 켄마는 쿠로오가 죽는 걸 막아야했기 때문에 또 죽음
7 세번 째 날에 쿠로오가 죽고 켄마는 다시 한 번 거울로 확인함. 쿠로오에게 표식이 있었고 켄마의 시계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함(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함)